데이터 프로젝트

네이버 정치기사 댓글 정책 전환 효과 분석(feat. 침묵의 나선 이론)

조바단 2020. 3. 20. 22:01
이 콘텐츠는 2019-1학기에 제가 수행한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네이버는 2018년 10월에 '정치' 섹션으로 분류된 기사에 한해서 댓글 정책을 언론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줬습니다. 기존에는 '공감을 많이 받을수록' 댓글이 상위 랭크에 올랐습니다. 즉, '공감의 갯수'가 노출 정책의 기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댓글 배열 기준을 언론사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순공감순, 공감 비율 수' 등 언론사의 선택에 맡긴 것입니다.

 

 

 

침묵의 나선 이론 효과

 

 

그 이유는 정치권에서 네이버 댓글이 여론조작에 악용된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군중심리', '침묵의 나선이론 효과', '동조 효과' 등 근거가 되는 이론이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론들의 핵심은 '한 개인은 다수의 결정을 따르기 쉽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순공감순'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은 댓글들이 상위 목록에 나열되어 있다면, 다른 독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것이 아니라 다수의 의견에 따라간다는 것입니다. 다들 짜장면을 주문할 때, 혼자 짬뽕을 먹고 싶어 고민하셨던 기억을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댓글부대 운용을 통한 여론조작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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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 궁금했습니다.

"네이버의 댓글 노출 정책의 전환이 효과가 있었는지"

순공감순 노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노출하게 되면, 독자의 의견이 더 다양해지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키워드'를 골라야 했습니다. 고른 키워드는 '최저임금'입니다. '정치'와 관련된 기사여야 댓글정책이 다릅니다. 그리고 '찬반'이 팽팽한 것이어야 했습니다. 애초에 찬성이 90%, 반대가 10%인 주제라면 '다수의견'이 다른 독자에게 영향을 줬다고 보기 힘들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네이버 정책의 전환 시점이 2019년이기에 2018년, 2019년 기사를 비교했습니다. 또한 2018년, 2019년의 여론조사가 비슷한 것을 키워드로 삼았습니다. '네이버 댓글 정책 전환' 이외의 변수의 영향은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키워드 선정 기준

 

 

다음은 기사 선정 기준입니다. 보수, 진보를 나누어 댓글을 수집했습니다. 독립변인 중 하나로 매체의 성향을 추가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댓글 수가 최소 30개 이상 있는 기사로만 선정했습니다. 댓글이 적다면,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명확히 나눠지지 않을 것이라 가정했습니다.

 

기사 선정 기준

 

 

'최저임금'과 관련된 '정치' 섹션 기사의 댓글을 수집하여 3명의 코더와 함께 의미를 직접 분류했습니다. 코더간 신뢰도는 80%정도 기록했습니다. 추후 '코헨스 카파'를 적용하여 분석해본 결과 '신뢰할 만하다'라는 결론이 나와서 이 분류를 그대로 연구에 활용했습니다.

 

 

'최저임금'에 대한 댓글 찬성 반대 비율 및 코더간 신뢰도

 

'최저임금'에 대한 찬성 반대 여론 조사 (출처: 한국갤럽)

 

   댓글 배열 방식에 따라 침묵의 나선 효과와 여론왜곡현상이 변화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활용했습니다. 2018한국갤럽의 최저임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긍정 41%, 중립 13%, 부정 41%였고, 2019년은 긍정 24%, 중립 15%, 부정 52%였습니다 (위측 그림 참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2018년보다 2019년이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8(공감순) 뉴스 댓글은 총 951개로 긍정 16.2%(155), 중립 10.7%(102), 부정 72.9%(694)’으로 분류되었습니다. 2019(최신순)은 총 835개이며 긍정 9.2%(77), 중립 15%(47), 부정 52%(717)’이란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도별 여론조사와 댓글의미 분포 차이를 ‘적합도검정(범주형 자료) - 카이제곱’로 분석했다. 2018년 여론조사 결과를 기댓값으로 두고, 2018(공감순) 댓글의미 분포를 관찰도수로 설정했습니다. 2019년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각각 검정통계량이 383.25, 309가 나왔다. 유의확률 0.05에 대한 카이제곱 (df=2)의 임계값은 7.81로, 일단 18년과 19년 모두 댓글의미 분포는 여론조사 분포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댓글에서 나타나는 찬반 분포'가 실제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의견 비율과 비슷한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위의 결과를 보면, 2018년이나 2019년이나 기사 댓글은 여론조사 결과와 합치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론조사 결과'와 '댓글 의미 분포'의 차이가 더 좁혀졌다면, 네이버의 정책전환이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댓글에서 다수 의견이 사라지면서,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더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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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검정통계량이 383.25, 2019년의 검정통계량은 309이 나왔습니다. 2019년 검정통계량값이 더 낮다는 것은 관찰도수인 여론조사와 관찰도수인 댓글의미 분포가 2018년보다 더 비슷하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검정통계량'이 낮아진 것의 의미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와 네이버 댓글 의미 분포 차이가 더 줄어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2018년 10월의 네이버 기사 댓글 노출 정책이 변화하면서, 침묵의 나선이론 효과가 약해졌고 여론왜곡현상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네이버의 댓글 노출 정책을 언론사 자율에 맡긴다는 정책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율 정책 시행 전보다 시행 후가 더 '댓글 찬반 비율이 실제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해졌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이상으로 2019-1학기에 진행한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캡스톤디자인 결과를 포스팅했던 김동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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